증권가 예상치 크게 상회…AI 반도체 붐 수혜 입증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칩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첨단 AI 프로세서를 생산하며 ‘AI 붐’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TSMC는 1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은 9899억 2000만 대만달러(약 4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하며 증권가의 예상치(9774억6000만 대만달러)를 넘어 섰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1% 급증한 4523억 대만달러(약 21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웨이 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AI 시장의 최근 동향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소비자들의 AI 모델 활용 증가로 연산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곧 반도체 제품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 메가트렌드에 대한 우리의 확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2025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30% 중반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3분기 실적에서 AI와 5G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하는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은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며 TSMC의 최대 수익원이 됐다. 또한 7나노미터(nm) 이하 첨단 공정 칩이 웨이퍼 매출의 74%를 차지하며 실적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
TSMC는 또 올해 설비투자 및 업그레이드 예산을 기존 380억 미국달러에서 400억~420억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급증하는 AI 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력 확충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TSMC 주가는 올해 들어 38% 상승하며 대만 전체 시장 상승률 2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AI 관련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TSMC의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총 16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어서 관세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추진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AI 인프라 구축사업이 TSMC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환 기자 robotstory@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