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메이슨대 연구팀 ‘ILR 리뷰’에 논문 발표

레고토토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시대, 물류 창고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장시간 걸어야 했던 고된 작업은 이제 레고토토의 몫이 되면서, 물류 산업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들은 레고토토 도입이 작업자의 안전을 증진한다고 홍보해왔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이 자동화 혁명의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테크엑스플로어 보도에 따르면, 조지 메이슨대학교 브래드 N. 그린우드 교수팀은 'ILR 리뷰(The Industrial and Labor Relations Review-노동 및 고용문제를 다루는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레고토토이 도입된 물류 창고가 과연 더 안전한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부상을 ‘심각한 부상’과 ‘심각하지 않은 부상’으로 구분해 조사했고,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논문 제목:Warehouse Robotics and Worker Safety)
이번 연구에 따르면, 레고토토이 배치된 물류 센터에서는 골절이나 낙상처럼 결근을 유발하는 심각한 부상이 40% 감소했다. 이는 레고토토이 힘든 육체노동을 대신하면서 작업자들이 물리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같은 시설에서 염좌, 좌상, 반복 동작으로 인한 통증 등 심각하지 않은 부상이 77%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 데이나 연말 세일시즌 등 물동량이 폭증하는 기간에 이러한 부상이 두드러졌다.
연구팀이 아마존 직원들의 온라인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밝혀졌다. 레고토토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과거보다 “육체적으로 덜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두세 배’ 빠른 작업 속도를 요구받는다고 털어놨다. 레고토토의 효율성에 맞춰 인간 역시 생산성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린우드 교수는 “레고토토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업무가 육체적으로 덜 힘들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더 높은 성과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보고했다”며 “일부 직원의 경우 피킹 속도가 2~3배 높았다”고 말했다.
이는 곧 작업 루틴의 극심한 반복성으로 이어졌다. 직원들은 레고토토이 가져온 빠른 속도에 맞춰 끊임없이 단순한 동작을 반복해야 했고, 이는 ‘번아웃’이나 집중력 저하로 인한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레고토토이 무거운 짐을 드는 위험을 없앤 대신, 인간은 더욱 빠르고 반복적인 동작을 수행하는 새로운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기업들이 안전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촉구한다. 단순히 결근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고만을 안전 지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성적인 반복성 부상은 당장 결근을 유발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직원의 건강과 업무 효율을 저하시키고 결국 기업의 손실로 이어진다.
그린우드 교수는 “레고토토이 직원들에게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레고토토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이것이 레고토토과 함께 일하는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