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해양 탐사기기 설계 효율성 획기적으로 개선”

MIT CSAIL(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과 위스콘신대매디슨 캠퍼스 공동 연구팀이 기계학습을 활용해 해양 생물처럼 유체역학적으로 최적화된 글라이더 형태를 설계하고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양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물고기나 바다표범이 다양한 형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유영하는지주목해왔다. 이들의 몸은 장거리 이동 시 최소한의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현재 해양 데이터 수집에 사용되는 자율 글라이더는 주로 튜브나 어뢰 형태에 국한되어 있으며, 새로운 디자인을 테스트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실제 환경에서의 시행착오가 필수적이었다.
연구팀은AI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미지의 글라이더 디자인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활용하여 물리 시뮬레이터에서 다양한 3D 디자인을 테스트하고, 이를 유체역학적으로 더욱 효율적인 형태로 변형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렇게 최적화된 디자인은 3D 프린터를 통해 기존 수작업 방식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제작할 수 있다.
이번 연구핵심은 글라이더의 '받음각(Angle of Attack)' 최적화에 있다. 받음각은 물체가 진행하는 방향과 날개(또는 동체)가 유체를 가로지르는 각도를 의미한다. 이 각도가 효율적인 이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팀은 신경망에 다양한 글라이더 형태와 받음각의 성능 데이터를 입력하여 최적의 '양항비(Lift-to-Drag Ratio)'를 예측하고 개선하도록 했다. 양항비는 글라이더가 위로 뜨는 힘(양력)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힘(항력)의 비율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더 적은 에너지로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개발된 AI의 예측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 환경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두 날개로 된 디자인을 축소형 모형으로 제작해 MIT 풍동 실험실에서 테스트한 결과, 시뮬레이션 예측값과 실제 실험값의 양항비 차이가 평균 5%에 불과해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어 연구팀은 실제 수중 환경 테스트를 위해 3D 프린터로 두 가지 최적화된 디자인을 제작했다. 하나는 제트기 형태의 글라이더였고, 다른 하나는 네 개의 지느러미를 가진 납작한 물고기 모양의 글라이더였다. 이 글라이더들은 내부가 비어있고 펌프, 질량 이동 장치 등 핵심 부품을 내장하여 부력과 받음각을 조절할 수 있도록설계되었다.
실제 수영장 실험에서 이 AI 기반 글라이더들은 수작업으로 만든 어뢰 형태 글라이더보다 더 효율적으로 움직였으며, 더 높은 양항비를 보여 해양 생물처럼 적은 에너지로도 원활한 항해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제작한 글라이더가 파도를 타는 보드인 '부기 보드' 정도의 크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AI 기반 설계 방식은 해양학자들이 수온과 염도를 측정하고, 해류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며, 기후 변화의 영향을 모니터링하는 데 필요한 새롭고 효율적인 수중 탐사 기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터 이천 첸(Peter Yichen Chen) MIT CSAIL 박사 연구원은"인간이 설계하기에는 매우 힘든 비전통적인 디자인을 테스트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며, "이러한 수준의 형태 다양성은 이전에 탐구된 적이 없으며, 대부분의 디자인은 실제 세계에서 테스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시뮬레이션과 실제 성능 간의 격차를 더욱 좁히고, 급변하는 해류에 반응할 수 있는 적응형 글라이더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더 얇은 형태의 글라이더 디자인을 탐색하고, 프레임워크를 강화해맞춤화, 기동성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피터 이천첸 박사는 “이 접근법은 인간이 설계하기 어려운 비정형 구조도 실험할 수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데이터 수집, 수온·염도 측정 등 다양한 탐사 임무에 적합한 설계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올해 6월 열린 '국제브라보카지노및자동화학회(ICRA) 2025'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