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 브릴스 대표
자동차를 떠올려 보자. 우리는 흔히 ‘엔진이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엔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것은 그저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 덩어리에 불과하다. 차체, 섀시, 전장 시스템, 소프트웨어, 안전장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시스템 통합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우리는 그것을 ‘자동차’라고 부른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엔진을 가졌다고 해서 좋은 자동차가 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블랙잭사이트도 마찬가지다. 모터, 감속기, 제어기, 인공지능 알고리즘 사양이 아무리 좋아도 현장 애플리케이션과 고객 문제 적합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블랙잭사이트은 좋은 부품의 조합일 뿐,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블랙잭사이트의 경쟁력은 핵심 기술 그 자체보다 애플리케이션, 모듈화, 데이터 생태계에서 결정된다.
그동안 다수의 블랙잭사이트 프로젝트는 특정 고객·라인 맞춤형으로 추진돼 왔다. 한 공장에 수개월 투입돼 만든 시스템이 다른 공장으로 옮겨지면 재사용성과 확장성이 떨어져 1회용 솔루션이 되기 쉽다. 지향점은 분명하다. ‘한 고객을 위한 블랙잭사이트이 아니라, 여러 고객의 유사 과제를 빠르게 조립하는 모듈형 블랙잭사이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블랙잭사이트을 구성하는 요소를 기술 블록으로 정의하고, 표준 인터페이스로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작 모듈(픽 앤 플레이스, 팔레타이징, 적재/하역) △지능 모듈 (비전 인식, 품질 검사, 위치 보정) △운영·안전 모듈(안전 인터락, 협동 제어,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필드버스 및 산업 이더넷, PLC 연동) 등으로 구분해 작업하는 것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공개와 레퍼런스 아키텍처, 예제 애플리케이션을 더하면, 업종과 제품이 달라도 ‘본질적으로 비슷한 문제’를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단위로 해결할 수 있다. 연구실에서 성능을 1~2% 더 끌어올리는 것보다 현장 실용화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대한민국 제조의 허리는 중소·중견기업이다. 이들은 인력난과 고령화, 3D 업무 기피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자동화를 원해도 전담 인력 부족, 도입 리스크, 투자수익률의 불확실성 때문에 망설인다. 해법은 애플리케이션 퍼스트와 모듈화 결합이다. 즉, 조금 미흡해도 많이 쓰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순간부터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는 다시 기술을 고도화한다.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사이클 타임, 스루풋(throughput), 비가동·고장 이력 △공정 품질 데이터 △블랙잭사이트 궤적/토크/전류, 센서 스트림 △설비 상태 등이다.
이 데이터에 메타데이터를 부여하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성해 엣지 투‑클라우드(edge‑to‑cloud)로 수집·관리하면, 머신 러닝 작업(MLOps)을 통해 폐루프 학습이 가능해진다. 즉, 배포(모듈형 블랙잭사이트 솔루션을 중소기업 현장에 설치), 수집(실사용 데이터/로그/영상/이벤트 취득), 정제·증강(레이블링·증강·특징 추출), 학습·검증(모델/알고리즘/파라미터 업데이트), 재배포(고도화된 모듈을 더 많은 현장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이 데이터 플라이휠이 돌기 시작하면,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모델·모듈 고도화, 도입 확산의 나선형 성장이 만들어진다. 이때 축적되는 것은 단순한 설비 대수가 아니라 산업 데이터 자산이다.
블랙잭사이트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국산이냐 수입이냐’의 단순한 이분법으로 가를 수 없다. 국산화가 전략적으로 필요한 영역이 분명 존재하지만 산업 경쟁력의 본질은 성능, 신뢰성, 비용, 그리고 검증 데이터에 있다. 즉 부품이 상용 기성품이든 국내 개발품이든 중요한 것은 현장 중심의 정량 검증이다. 현장 개념증명(PoC)과 파일럿 실증을 통해 벤치마킹과 실험 설계로 성능을 입증해야 한다.
기술 경쟁력은 복잡한 용어보다 현장에서 통하는 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핵심은 네 가지다. 첫째, ‘말이 통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블랙잭사이트과 장비가 서로 다른 시스템과 연결되려면 개방형 플랫폼 통신 통합 구조(OPC UA), 제조 기술 연결 표준(MTConnect), REST형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REST API) 같은 표준화가 필수다. 연결되지 않는 기술은 아무리 뛰어나도 시장에서 고립된다. 둘째, ‘안전이 기본값’이어야 한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블랙잭사이트은 기능안전이 확보되어야 한다. 국제 규격 ISO 13849, IEC 61508과 협동블랙잭사이트 안전 기준 ISO 10218, ISO/TS 15066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신뢰의 최소 조건이다. 셋째, ‘실증으로 검증해야 한다.’ 책상 위의 설계가 아니라 현장 테스트베드와 파일럿 공정에서 반복적으로 실증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예상치 못한 변수를 줄이는 것이 진짜 경쟁력이다. 마지막으로,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좋은 기술은 말보다 데이터로 증명된다. 종합설비효율, 사이클 타임, 수율, 평균 고장·수리 시간, 오검출률 등 정량화된 지표로 공급사와 부품의 기여도를 평가해야 한다.
국내 소재·부품 기업이 성장하려면 “국산이니 써 달라”는 감성 호소형 국산화 담론을 넘어, 현장 데이터 기반의 반복 PoC로 학습 곡선을 압축해야 한다. 블랙잭사이트 기업, 부품 기업, 중소 제조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이며, 공통 데이터 스키마와 벤치마킹 프로토콜을 공유할 때, 비로소 진짜 산업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블랙잭사이트 강국의 경쟁은 더 이상 ‘세계 최고 스펙’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 아니다. 진짜 승부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블랙잭사이트 플랫폼을 누가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모듈형 기술 블록이다. 블랙잭사이트은 이제 하나의 완제품이 아니라, 레고처럼 조립 가능한 표준 인터페이스와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구성된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다양한 센서, 액추에이터, 제어 모듈이 자유롭게 결합될 수 있어야 확장성이 생긴다. 둘째, 애플리케이션 퍼스트 설계다. 연구실의 기술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장 적합도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용자의 공정과 프로세스 속에서 검증된 기술만이 진짜 ‘산업용 블랙잭사이트’으로 살아남는다. 셋째, 데이터 기반 고도화 생태계다. 블랙잭사이트은 데이터를 통해 진화한다. 중소 제조현장의 데이터를 AI 모델의 학습·운영 자동화(MLOps)와 소프트웨어 개발·배포 자동화(DevOps) 루프로 흡수해, 블랙잭사이트이 스스로 학습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블랙잭사이트산업의 미래 경쟁력은 ‘스펙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 즉 ‘얼마나 많은 산업이 이 플랫폼 위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핵심 기술 확보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이 기술을 얼마나 많은 기업이 실제로 쓰게 만들 것인가?’,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어떤 속도로 축적·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우선이다. 엔진만 잘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누구나 타고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잘 만드는 나라가 결국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블랙잭사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핵심 기술의 경쟁을 넘어, 활용·모듈·데이터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 출발점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연결되는 ‘설치·운용이 간편한 블랙잭사이트(easy-to-deploy robot)’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