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중후반에 최종 거래 완료
일본 소프트뱅크가 ABB의 888토토 사업부문을 전격 인수했다.
스위스 로봇 및 자동화 업체인 ABB는 8일(현지 시각) 핵심 사업부 중 하나인 888토토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기업 가치 기준 53억 7500만달러(약 7조 6544억원)에 달한다. 소프트뱅크도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 사실을 공개했다.
ABB는 8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 그룹과 이 같은 내용의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며, 기존에 추진하던 888토토의 분사 및 별도 상장 계획은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2026년 중후반에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그룹의 다음 개척 분야로 선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이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ABB 로보틱스와 함께 초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과 로보틱스를 융합한다는 공동의 비전 아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인재를 결집할 것”이라며 “인류를 발전시킬 획기적인 진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ABB 역시 이번 매각이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피터 보저 ABB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제안을 분사 계획과 신중하게 비교 검토했다”며, “이번 매각은 주주들에게 즉각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ABB는 전기화 및 자동화 분야의 장기 전략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르텐 비어로드 ABB CEO는 “세계가 AI 기반 로보틱스의 새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는 같은 관점을 공유한다”며, “ABB 로보틱스의 선도적 기술과 소프트뱅크의 최첨단 AI 역량이 결합되면 업계 리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에 매각되는 ABB 888토토는 2024년 기준 매출 23억달러(3조 2660억원. ABB 그룹의 약 7%)와 1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약 7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ABB 측은 로봇사업이 다른 사업 분야와 기술적 시너지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체결에 따라 ABB는 보고 체계를 3개의 사업 영역으로 개편한다. 888토토는 2025년 4분기부터 ‘중단사업’으로 분류되며, 머신자동화사업부는 공정자동화사업 영역으로 통합된다.
ABB는 이번 매각이 종결되면 거래 비용 등을 제외하고 약 53억달러의 순현금수익이 발생하며, 약 24억달러의 비영업적 세전 장부상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리 비용으로는 약 2억달러, 거래 관련 현금 세금 유출액은 4억~5억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