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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진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과 공동으로 케이플레이 팔의 촉감을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텔레펄스(TelePulse) 시스템을 개발했다. 위는 시스템 개요, 아래는 텔레펄스 시스템의 원격 조작 인터페이스를 나타낸다.[사진=GIST] |
인간이 케이플레이을 조작해 작업을 할 때 겪는 대표적 문제점이 ‘감각’을 전달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융합학과 김승준 교수 연구팀은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격 케이플레이과 인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차세대 햅틱(Haptic,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 피드백 시스템 ‘텔레펄스(TelePulse)’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케이플레이이 받는 물리적 힘을 사람의 팔에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 즉 케이플레이이 외부 환경 물리적 변화를 사람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줌으로써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케이플레이의 작업 환경을가상현실(VR)에 그대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기술이다.사용자가 VR을 통해 케이플레이을 통제하면, 케이플레이 팔이 실제로 작업을 할 때 받을 수 있는 촉감을 마치 현실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 추가 연구개발에 따라선 작업 현장에서 원격으로 케이플레이을 제어할 경우, 사고로 의수 등을 장착해 사용하는 경우 등 다양한 환경에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각이나 청각에 제약이 있는 사용자에게도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전기근육자극(EMS) 기술'과 '생체 역학 시뮬레이션(Biomechanical Simulation)'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물체를 누르거나 잡을 때 발생하는 미묘한 힘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다. 단순한 진동이나 표면 자극을 넘어, 실제로 근육이 수축하는 수준의 생생한 햅틱 피드백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EMS에 기반해 고성능 햅팁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대개 정해진 강도에 비례해 근육을 자극하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새롭게 개발한 텔레펄스 시스템은 사용자의 신체 조건, 자세, 관절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어떤 근육을 얼마만큼 자극해야 하는지를 정밀하게 계산해 최적화된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물리치료 및 재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되는 생체 역학 시뮬레이션 도구인 ‘오픈심(OpenSim)’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관절 토크(힘) 계산과 자극 강도 조절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도록 해 보다 섬세하고 현실감 있는 햅틱 경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실용성 검증 역시 마쳤다. 연구팀은 텔레펄스 VR 시스템을 가상 산업 현장 케이플레이팔에 적용하고, 드릴링(구멍뚫기)과 샌딩(연마)과 같은 원격 산업 작업의 시뮬레이션 실험에 적용했다. 그 결과, 단순히 시각정보 만으로 케이플레이을 조종한 실험 참가자들과 텔레펄스를 사용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유의미한 힘 조절 정확도와 작업 일관성 향상을 보였다. 샌딩 작업에선 오차(MAE)가 약 22% 줄어들었으며, 드릴링 작업에서도 작업 정확도가 약 30% 높아졌다. 케이플레이팔의 감각을 전달받아 과도한 힘을 주는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 사이에서 ‘케이플레이과 감각을 공유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응답이 많았다”면서, “실제로 몰입감(presence) 척도 점수도 평균 15%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복잡한 기계식 장치와 달리, 착용이 간편하고 가벼운 구조로 설계되어 높은 이동성과 활용성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은 향후 텔레펄스 기술이 원격 케이플레이 조작뿐 아니라 원격 수술, 재난 구조, 우주 탐사, 정밀 작업, 훈련, 재활 등 다양한 고난이도 원격 작업 환경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준 교수는 “텔레펄스는 케이플레이이 받는 물리적 자극을 인간의 신체로 실시간 전달한다”이라며 “단순한 기계적 조작을 넘어 사람과 케이플레이이 ‘감각’을 공유하는 시대를 여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 국제 학술대회 ‘ACM CHI 2025(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를 통해 발표됐으며, 전체 논문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논문에 수여되는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대학ICT연구센터(ITRC) 사업, 한국연구재단(NRF) 연구지원 사업, 그리고 GIST-MIT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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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감 전달기술 텔레펄스(TelePulse) 개발팀의 모습. 해당 연구팀은 'CHI 2025' 학회장에서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사진=광주과학기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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